생명나눔의편지
생명나눔의 편지
더불어 살아가는 삶
살아간다는 것.
힘들고 외로운 길이라 여겨 혼자서 짐을 지려고 하는 사람이 많은데, 우리가 세상을 살아간다는 것 자체가 나 혼자의 힘으로는 살 수 없습니다.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다른 존재의 도움이 없이는 한순간도 살아갈 수 없는 것이 우리들 삶의 속성입니다. 그런데 언제부터 인가 다른 이의 도움으로 말미암아 살아지고 있다는 개념보다는 스스로를 독립된 개인적인 존재로 인식하며 스스로의 힘에 의해 살아가고 있다고 인식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도저히 살아낼 수 없는 것 같은 막다른 길, 막막한 외로움에 힘들어지면 스스로의 생명을 포기하기도 합니다. 이것은 자신의 힘에 의해 살고 있다고 하는 관념에서 비롯됩니다. 독립된 개인으로 살고 있으니 죽는 것 또한 독립의지에 의해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지요. 하지만 이런 관념은 생명의 본질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어리석음에서 비롯됩니다.
우리가 처음 이 세상에 때어날 때, 이미 어머님과 아버님의 생명을 나누어 받았습니다. 때어날 때 뿐 만아니라, 삶이 유지되고 있는 순간순간 다른 존재들의 보살핌 속에서 내 생명이 영위 되고 있습니다. 이 얼마나 감사하고 환희로운 일입니까!
낙엽이 떨어지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거름이 되어 나무를 길러냅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 햇살과 물기를 함뿍 머금은 새싹으로 나와 시간이 지날수록 무성히 잎을 키우며, 뙤약볕의 한여름에 시원한 나무그늘을 제공해 줍니다. 떨어지는 낙엽을 보고도 생명이 서로 연관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가을은 이렇게 서로 생명을 나누는 존재라는 것을 알게 해주는 좋은 계절입니다.
올가을, 혼자 사는 세상이 아니라, 서로 나누면서 더불어 살고 있기에 소중한 생명임을 생각하는 시간이었음 합니다. 그 가운데서 다른 생명을 배려하며 살아가고 있는지,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보는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그런 마음이 많아질 때 우리가 사는 세상은 외롭고 쓸쓸한 세상이 아니라, 더욱 살고 싶은 아름다운 세상으로 거듭날 것입니다.
생명나눔실천본부 이사장: 일면스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