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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운 빠질땐 차 한잔으로 ‘으랏茶茶’
法光
2009. 10. 5. 19:45
기운 빠질땐 차 한잔으로 ‘으랏茶茶’ |
![]() 사람들은 왜 가을을 타는가. 숙강(肅降)의 계절이기 때문이다. 천지의 기운이 고요하고 엄숙해진다. 봄여름 만물의 기운이 생동하던 끝에 가을은 모든 기운들이 결실을 맺는다. 그러니 사람의 몸도 쳐지고 기운도 빠지는 법. 음위보(飮爲補)라는 말이 있다. 차를 잘 마시는 것이 곧 보약과 같다는 뜻이다. ‘무소유’의 법정스님도 최근 길상사 법회에서 “무료할 때 마시는 차 같은 것들이 삶을 녹슬지 않게 받쳐준다”고 법문하기도 했다. 가을을 시샘했던 때아닌 무더위도 물러나고 제법 선선하다. 잘 마신 차 한잔, 여느 보약 부럽지 않으니, 따끈한 차 한잔으로 몸보신 해보자.
# 콜록콜록 감기엔 오미자·오과차
아침 저녁 일교차가 커지면서 감기에 쉽게 걸린다. 감기약 대신 한방차로 극복할 수 있다. 오미자차와 오과차가 제격이다. 오미자는 약성이 따뜻해 기운이 떨어지는 가을철과 잘 어울린다. 날씨가 건조한 가을엔 오장육부 가운데 폐 기운이 약해지면서 마르기 쉽다. 오미자차는 폐 기운을 복돋아주고 건조해진 폐를 적셔줘 좋다. 또 혈액 순환을 개선하고 혈압을 내리는 작용도 한다. 오미자 한 줌을 여섯 컵 분량의 물에 넣고 빨갛게 색이 우러나올 때까지 끓여 음용하면 제맛이 나온다. 오과차는 은행 밤 대추 생강 호두 등 다섯 가지 재료를 넣고 끓인 한방차다. 즐겨 마시면 면역력이 강화돼 감기나 추위를 타는 병에 잘 걸리지 않는다. 어린이도 잘 마셔 가족 약차로도 훌륭하다. 물(20컵)에 대추(20개) 호두(10개) 밤(20개) 은행(30알) 생강(1톨)을 넣고 센 불에 30분쯤 끓인 뒤 다시 약한 불로 물이 반으로 줄 때까지 달여 마신다.
![]() # 고혈압엔 국화·칡·뽕잎·감잎차
날씨가 추워지면 혈관이 수축해 혈압이 올라간다. 병상에 있는 환자들이 11월경에 병이 악화되는 이유도 고혈압이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다. 혈압에는 국화차와 칡차(갈근차)가 제격이다. 고혈압은 간의 양(陽)기운이 올라갔기 때문이다. 이에 양 기운을 내리고, 수축한 혈관을 다시 확장시켜 주는 것이 바로 국화차와 칡차다. 칡차는 숙취 해소에도 도움을 준다. 알코올 성분을 신속하게 분해해 몸 밖으로 배출하는 성분이 칡에 들어 있다.
국화차는 말린 국화꽃을 따끈한 물에 띄우기만 하면 된다. 칡차의 경우 선재스님에 따르면 봄에 핀 칡꽃과 칡순을 따서 같은 양의 꿀에 재워 칡 농축액을 만들어서 6개월 정도 발효시켰다고 마시는 것이 좋다. 이외에도 낮이 짧아지는 가을에 신경이 예민해져 밤에 잠이 잘 오지 않는 사람, 특히 여성에게는 대추차가 유용하다. 물 2ℓ에 대추 70g을 넣고 15~20분 끓인 뒤 수시로 마신다.
뽕잎차는 끓여서 식힌 70~80℃의 물에 우려 마신다. 각종 영양소가 풍부해서 중풍예방과 고혈압 신경통에 좋고 피로회복에 특효약이다. 감잎차도 심장병 동맥경화증에 효과적이며 식힌 물에 우려마시면 제격이다.
# 가을이 깊어질수록 생강·계피차
생강차와 계피차도 가을과 잘 어울리는 차다. 음식궁합이 잘 맞는 생강과 계피는 식수대용으로 마셔도 무방하다. 생강차를 끓일 때 계피를 넣고, 계피차를 끓일 때는 생강을 첨가하면 ‘금상첨화’다. 이 두 한방차 역시 겨울로 가는 환절기에 감기의 예방은 물론 치료를 도와준다. 손쉽게 사먹는 감기약보다 물 2ℓ에 생강 30g을 넣고 20분 가량 끓인 뒤 식수 대용으로 마시는 생강차가 건강에 좋고 맛도 좋다.
하정은 기자 tomato77@ibulgyo.com
[불교신문 2471호/ 10월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