法光 2009. 11. 8. 15:15

 

 

춘원 이광수가 불교인이 되어 청담스님께 보내는 詩

 

 

 

님에게 아까운 것이 없이 무엇이나 바치고 싶은 이 마음

  거기서 나는 “아낌없이 주는 일”布施(보시)
를 배웠노라.

 

 

님께 보이고자 애써 깨끗이 단장한 이 마음

  거기서 나는 “잘못 없이 사는 일”持戒(지계)를 배웠노라.

 

 

님이 주시는 것이라면 때림이나 꾸지람이나 기쁘게 받는 이 마음

  거기서 나는 “어려움을 참는 일”忍辱(인욕)을 배웠노라.

 

 

자나깨나 쉴 새 없이 님을 그리워하고 님 곁으로만 오는 이 마음

  거기서 나는 “부지런히 힘쓰는 일”精進(정진)을 배웠노라.

 

 

천하고 많은 사람이 오직 님만 사모하는 이 마음

  거기서 나는 “외곬에 오로지 하는 일” 禪定(선정)을 배웠노라.

 

 

내가 님의 품에 안길 때 기쁨도 슬픔도 님과 내가 있음도 잊을 때

  거기서 나는 “슬기롭게 사는 일”智惠(지혜)을 배웠노라.

 

 

이제 알았노라. 님은

 

이 몸에 맑고 깨끗한 마음을 가르치려고

 

짐짓 님의 몸을 나눈 부처님이시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