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소중한 문화재중 하나인 팔만대장경이 음악으로 만들어 졌다
서양과 동양의 조화가 어느 앨범 만큼이나 돋보이는 작품. 그의 예술성이 또한 집대성된 음반이다. 전체적으로 신서사이저를 이용한 서양의 소리와 교회음악 연주 때 사용되는 하프시코드,
중국 악기 '얼' 그리고 피리, 아쟁, 태평소, 아쟁, 대금 같은 우리 전통 악기 소리를 조화시켰다.
1. 서곡(序曲) - 다가 오는 검은 구름 (The Gathering Storm) 2. 전장(戰場)에서 (The Tides Od Battle) 3. 구천(九天)으로 가는 길 (Journey To Valhalla) 4. 천상(天上)의 문(門)에서 (At St. Peter's Gate)
[1악장 : 서곡(序曲) - 다가 오는 검은 구름 (The Gathering Storm)]
조용하고 평화롭던 고려에 몽고군의 침략이 다가오고 있음을 예고하는 도입부. 전반부에서는 단조로운 멜로디로 평화로운 시기를 표현하였고 점차 전운이 감도는 상황을 일정한 리듬의 타악기로 나타냈다. 1장의 막바지에는 큰 북을 사용해서 전쟁의 불안감, 긴박감, 공포를 표출하여 전쟁이 임박했음에 대한 암시로 비극을 표현하는 장엄한 멜로디가 그야말로 감동의 절정을 이룬다.
[2악장 : 전장(戰場)에서 (The Tides Od Battle)]
우리 소리와 서양의 소리의 조화가 두드러진 악장. 우리 악기로는 태평소, 아쟁, 피리, 오고북, 대북 등이, 중국 악기로는 얼후(Erhu)를 사용하였고 서양 음악의 뿌리라 할 수 있는 교회 음악의 합시코드 소리 및 오케스트라 형식이 조화롭게 구성되도록 작곡되었다. 몽고의 침입, 폭력의 극단적인 표출인 전쟁은 침략한 자, 침략 당한 자 모두의 인간성을 파괴한다.
무명(無明)과 탐욕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인간 군상들.
[3악장 : 구천(九天)으로 가는 길 (Journey To Valhalla)]
침략한 나라나 침략 당한 나라나 모두 전쟁으로 인한 인간성 파괴를 겪게 된다. 전쟁 과정에서 인간을 해치며 죄를 짓게 되지만, 인간의 본성으로 그에 대한 수치심과 참회로 희망의 싹을 피어낼 수 있다. 이러한 과정을 synthesizer를 이용해 우주적인 사운드로 표현하였다. 전반부는 인간의 수치심과 참회를 또 후반부는 희망을 상징하고 있다. 부처님 가르침의 그릇인 '팔만대장경'에는 좋은 세상을 열망하는 고려인의 의지가 담겨있다. 영원한 평화가 없듯 영원한 구속도 존재하지 않는다
희망이 없는 곳에서 희망을 찾아내는 것, 이 또한 인간이 일구어낸 자랑스런 역사 중 하나이다.
[4악장 : 천상(天上)의 문(門)에서 (At St. Peter's Gate)]
위기와 국난이 극복되고 하늘로부터 다시 기회가 주어졌다. 이 기회를 소중하게 감사드리는 마음으로 가꿔 나가야 한다. 이 악장은 클래식 장르로 작곡되었고 '참회의 눈물' 부분에서는 우리 악기 '피리' 소리로도 표현되도록 작곡되었다. '사랑으로 극복하자' 는 메시지는 장엄한 오케스트라 형식으로 표현되었다. 팔만대장경의 조성과 그로 인한 평화,
몽고 침략의 와중에 마침내 팔만대장경이 완성되고, 그 결집된 힘으로 국난을 극복하게 되었다. 고난은 새로운 창조의 원동력이 된다.
해인사, 깊은 산사의 팔만대장경. 그 경판 하나하나엔 장엄한 역사의 소리가 숨쉬고 있다.
이 땅을 침탈하려는 몽골군의 말발굽 소리, 끌려가던 고려 여인들의 호곡(號哭)소리, 국난 극복의 염원이 담긴 기도 소리, 그리고 지상의 모든 어둠을 감싸안고 우주에 울려 퍼지는 부처님의 자비와 평화의 원음(圓音)….
그 대장경 소리의 거룩함이 7백여년 세월을 견뎌내고 여기 이 땅에 찾아왔다.
대중음악계의 ‘작은 거인’ 김수철(41). 그가 팔만대장경을 상징하는 테마음악을 작곡했다. ‘팔만대장경 음악 1집.’
이 작업은 대장경 전산화 작업을 벌이고 있는 고려대장경연구소(소장 종림스님)의 부탁으로 이뤄졌다. 작업 기간 2년반. 불교에 문외한이었던 그에게 이번 작업은 구도(求道)의 길이기도 했다.
지난 겨울, 해인사의 소리를 담기 위해 밤을 지새운 게 몇날 며칠인지 모른다. 살포시 부는 미풍에도 맑게 울리는 풍경 소리
새벽 3시 세상의 아침을 깨우는 종소리, 비구니들의 은은한 기도 소리, 물소리, 바람소리.
그의 ‘소리 실험실’이자 ‘구도의 도량(道場)’이었던 서울 강남구 포이동 지하스튜디오. 인류에게 희망과 빛을 주는 팔만대장경의 소리를 찾기 위해 태평소, 아쟁, 오고북, 중국 악기 얼후 등 동서양의 갖가지 소리에 대한 실험이 진행됐다
하루 열네시간, 자장면으로 식사를 때우는 고독한 작업이었다.
그 긴긴 대장정을 끝낸 14일 서울 조계사 대웅전. 드디어 팔만대장경 음반 1집을 부처님께 바치는 고불식(告佛式)이 열렸다.
참석한 3백여 청중들은 장중하면서도 맑고 신비로운 우주의 소리를 들으며 깊은 명상에 잠겼다.
“팔만대장경은 불교만의 유산도, 우리 민족만의 유산도 아닌 인류 전체의 유산입니다.
전쟁과 살육의 고난을 평화와 자비의 힘으로 극복하려 했던 팔만대장경의 정신을 담으려고 노력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