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남 담양 삼지천마을 돌담길>
우리는 우리를 이렇게 부른다.
속에 계란 3개, 사탕 1봉지 중 반 봉지는 집에서 기다리는
동생을 위해 꼭 남겨와야 하는 걸
없다고 저녁 밥상머리에서 빼놓지 않고 애기할 때마다
일찍 태어나 그 시절을 같이 겪지 못한
이리 오너라 나하고 놀자"를 침 묻힌 몽당연필로 쓰다가 단칸방에서 부모님과 같이 잠들
때에도 우리는 역시 이름 없는
세대였다.
하나로 30명이 뛰어 놀던 그 시절에도 우리는 이름 없는
세대였다.
맞는 친구들을 보며 나의 다행스런 하루를 스스로 대견해 했고, 성적이 떨어지면 손바닥을
담임 선생님께 맡기고 걸상을 들고 벌서는 일을 당연하게 생각하였으며 이름 없는 호떡집,
분식집에서 여학생과 놀다 학생지도 선생님께 잡혀 정학을 당하거나 교무실에서나 화장실
에서 벌 청소를 할 때면 연애박사란 글을 등에 달고 지나가던 선생님들에게 머리를 한 대씩
쥐어 박힐 때도, 시간이 지나면 그게 무용담이 되던 그때도, 우리는 이름
없는 세대였다.
잘 못해 어디론가 잡혀갔다 와서 고문으로 병신이 되었다는 이야기를 술집에 모여 숨을
죽이고 들었으며, 책 한 권으로 폐인이 되어 버린 선배님의 아픔을 가슴으로만 안아야 했던
우리는 이름 없는 세대였다.
꿈꾸다가도 부모님 얼굴 떠올리면서 참았고, 80년 그 어두운 시절, 데모대 진압에 이리저리
내몰리면 어쩔 수 없이 두 편으로 나뉘어 진압군이자 피해자였던 그때에도 우리는 이름 없는
세대였다.
컨닝페이퍼를 주머니에서만 만지작거리며 망설이던
그때에도 우리는 이름 없는 세대였다.
부대라 잠시 불렸던 시대에도 우리는, 자신의 정확한 이름을 가지지못했던
불임의 세대였다.
한마디에 다른 회사로 갈까 말까 망설이고, 후배들에게 잘 보이려고 억지로 요즘 노래 부르는
늙은 세대들.
맡아서 주장하는 세대, 단지 과장, 차장, 부장,
이사.상무.전무등등.. 조직의 간부란 이유로
사람인지 알지도 못하고 살아가야 하는
우리들.
품어온 불길한 예감처럼 맥없이 무너지는
세대.
보이지 않고 벌어 놓은 것은 한겨울 지내기도
빠듯하고 은퇴하기에는 아직은 젊은것 같고
첫 세대.
미안해 하는 세대. 이제 우리는 우리를 퇴출세대라
부른다.
사들고 와서 아이들 앞에 내놓았다가 아무도 먹지 않을 때 밤늦은 책상머리에서 혼자 우물거리며
먹는 우리들.
이름을 가진 기막힌 세대, 바로 이 땅의
50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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