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의 향기/大德스님 법문

불자들의 결의를 굳게 하여

法光 2009. 10. 4. 02:56

불자들의 결의를 굳게 하여

 

 

언제인가 조계종

교구 본사 주지 스님들이 모여

현 정부의 편향적인 종교 정책과

여러 가지 실정에 대하여

바로 잡을 것을 요청하고 

순리로 이루어 지지 않으면

무언가 결연한 방법을 써서라도

꼭 이루겠다는

의지를 밝혔습니다

 

일반에서 알기에도

적지 않은 문제들이

여기 저기서 우후 죽순처럼

삐져 나오는 것을 보며

이렇게 그냥 너그러운 마음으로

놓아 두어서는 안되겠다

싶은 호법 성중들의 발호가

시작되는듯 싶습니다

 

그 모습을 보면서

어디선가 읽은 범어사에 살았다던

낭백 스님의 일화가 떠 올라

여기에 적어 봅니다

 

임진란을 겪으면서

도탄에 빠진 백성들을 버리고

도주하여 살길 찾기만 바쁘던

조정과 중신들 대신

분연히 떨치고 일어 난 의병들과

산중 대덕 스님들조차

목탁과 경서를 놓고

창과 칼을 잡은 시절이 있었습니다

 

하여 나라를 구한

가장 큰 공을 세운 사람들 가운데

불가의 수행자들이 최대의 전공을 세우고

대비 구세의 원력을

전장터에서 실천하였건만

 

조정에서의 위로는 잠시요

오히려 전쟁 이전보다

더 극심하게 무너진 성쌓기며

궁궐 보수 공사 종이 만들기등

각종 노역들에 시달리며

어려운 시절을 보냅니다

 

범어사도 예외가 아니어서

스님네들이 잠시

엉덩이 붙이고 앉아 경을 읽거나

참선을 할 여가가 없이

몰아 붙이는 관가의 패악이

극도에 달하게 되니

스님들 가운데에는

나름대로 이같은 폐단을

고쳐보고 해결해 달라는

읍소를 하고 상소를 하는 등

노력이 끊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조정이나 관아에서는

오히려 그러한 스님들을

잡아다 구속하고 폭력을 행사하며

더욱 못살게 구니

일부는 환속을 하기도 하고

일부는 더욱 깊은 산속으로 들어 가는등

절 집안이 여간 어렵지 않은데

그 가운데는 귀에 검은 점이 있는

낭백이라는 스님도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스님도 여러 형태로

그같은 실정을 개선해 주기를

수차례 건의도 하고

직접 나서서

관리를 만나기도 하였지만

소귀에 경읽는다는 말이 맞을만큼

요지부동이니

참으로 안타까운 날들만

지나가고 있었습니다

 

스님은 이러다가는

정말 불자의 씨가 마르겠다 싶어

불법이 처음 전해 지던

이차돈 성사의 일처럼

비상한 시기에는

비상한 일이 있어야 하는 것을 생각해

 

우리 불교에서는

환생의 법을 이야기하니

내가 다시 이 세상에 경상 감사로 와서

이같은 패악과 폭정을 바꾸어야 하겠다

생각하고

그러자면 우선

부처님 전에 서원을 세우고

다음 생에 인도 환생할 인연으로

복을 많이 지으리라

생각하고는

거리에 나아가서 힘닿는대로

짚신을 삼아 오가는 행인들에게 나누어 주며

염불로 낮과 밤을 보냅니다

 

십여년을 그렇게 하고 난 후에

스님은

범어사 대중들을 모아

이 몸으로는 폐단을 고치지 못하겠기에

내가 금생에 몸을 바꾸어

다음 생에는 경상 감사로 와서

지금의 폐단을 척결하고

오직 수행자들이 수행에 몰두하고

중생 교화를 펼칠수 있도록

제도를 바꾸어 볼까 합니다

 

그때에도 지금의 나처럼

귀에 검은 점이 하나 있으면

그가 바로 나인줄 아십시요

하고는 산으로 들어가

자신의 시신조차

짐승들에게 보시를 하여 버립니다

 

그로부터 삼십여년이 지난 어느 날

새로 부임한 경상 감사 조업은

범어사를 방문하여 보니

웬지 낯익은 정경들이 보여

마음이 편안한데

 

주지 스님을 불러

혹시 어려운 점이 있으면

이야기 하시라 하니

스님들은 그동안 겪고 지내는

갖가지 고초를 말합니다

 

그 말을 듣고는 바로

감사는 스님들이 부역으로 하던

270가지 일들을 면하게 해주고

수행에 전념하게 하니

절에 있던 노스님들은

감사를 보고 수근댑니다

 

감사가

무슨 일로 그리 속삭이십니까

하고 물으니

과거 삼십여년 전에

낭백이라는 스님이 이러 저러한 일로

순교한 적이 있었는데

과연 낭백 스님의 말처럼

감사의 귀에 검은 점이 보여서

그 일을 상기하는 것입니다

합니다

 

그러자 감사는

아하 그런 일이 정말 있었습니다 하고는

자신의 어머니가 자기를 잉태하면서 꾼 꿈에

어느 스님이 와서 합장을 하고는

불교와 스님들이 고통에 처하여

그것을 해결하고자 

내가 지금 어머니 몸을 빌리러 왔습니다

하시더니

 

이제 보니

바로 그 꿈에 스님이 낭백이고

내가 그 후신이라는 것이 맞습니다 하고는

낭백 스님의 화상에 향을 피워 올리며

윤회 전생과 업력 수생한다는

부처님의 가르침이

한치도 틀림 없음을 확인하였다고 합니다

 

욕지전생사 금생수자시

욕지래생사 금생작자시

 

전생을 알고자 하면

금생에 받음이 그것이요

내생을 알고자 하는가

금생에 짓는 것이 그것이라

 

하시듯이

요즘처럼 시간의 속도가 빠르기로 하면

과거 현재 미래 삼생이 아닌

연전 금년 년후 이렇게 삼년이면

삼생의 일이 증명이 될수 있을 것이니

 

오늘의 결연한 의지가

바로 현실로 나타 나도록

온 불자들의 마음을 모으는데

총력을 다하여야 하겠습니다

 

_해월스님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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