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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명 생명 구한 3009함장 김문홍 경정

法光 2010. 12. 30. 11:20

15명 생명 구한 3009함장 김문홍 경정

연합뉴스 | 입력 2010.12.27 15:27 |

 
"국민이 부르면 어디든지 달려간다"

(신안=연합뉴스) 남현호 기자 = "정말 5분만 늦었어도 큰일 날 뻔 했습니다. 평소 승조원들이 열심히 훈련해 준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망망대해에서 일촉즉발 생사의 갈림길에 선 15명의 소중한 생명을 구한 목포해경 3009함장 김문홍(52) 경정은 27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이번 작전의 공을 모두 부하들에게 돌렸다.

김 함장은 "'우리는 태풍이 몰아쳐도 국민이 부르면 출동한다'는 구호 아래 전 승조원들이 항상 긴장 속에 근무하고 있다"면서 바다의 수호자임을 자임했다.

진도 출신인 김 함장은 1986년 순경(해경 특채)으로 해경에 들어와 25년간 바다를 지키고 있다.

지난 2006년 한해에만 불법 중국 어선 110척을 나포하는 대기록을 세워 이듬해 경정으로 승진, 본청 대테러 계장과 복지계장을 지냈지만, 중국 어선의 불법조업 행위를 더는 보고 있을 수 없다며 지난 2월 3009함장을 지원했다.

국내 첫 하이브리드함인 3009함을 지휘하게 된 그는 처녀 출항 며칠 만에 불법 중국어선 4척을 나포하는 등 지금까지 총 48척의 중국어선을 나포하면서 `중국 어선 킬러'라는 명성을 자랑하고 있다.

다음은 김 함장과의 일문일답.

--사고 신고를 접수하고 출동하기까지 상황은.

▲가거도 등으로 피항한 중국어선을 감시하던 중 무선통신을 통해 긴급한 구조요청이 들려오자 4개 엔진을 다 돌려 전 속력(27노트)으로 달렸고 45분 만에 사고 현장에 도착했다.

--사고 선박에 도착했을 당시 상황은.

▲화물선이 거의 60도로 기울어져 있었고 수분 내 완전히 뒤집힐 것 같은 매우 다급한 상황이었다. 배를 구조하기엔 늦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승객들은 구조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이 있었다.

--사고 해역 기상은 최악이었는데.

▲파도가 약 4m 높이로 일었고 바람도 거세 함정을 사고 선박에 가까이 대기가 쉽지 않았다.

--사고 선박 탑승객들이 비교적 동요하지 않고 구조를 기다렸는데.

▲그렇다. 천만다행이다. 구조 신호를 보냈을 때 선장에게 `절대 동요하면 안 되고 구조를 기다려라'고 안심시켰다. 불안한 마음에 무턱대고 바다로 뛰어들었다면 무슨 일이 일어났을지 장담할 수 없었을 것이다.

--구조가 쉽지 않았을 텐데.

▲15분 만에 15명을 구했으니 1분당 1명을 구한 셈이다. 지휘력과 팀워크, 우수한 성능의 함정 등 3박자가 맞았기 때문에 가능했다.

--단정(短艇)을 신속히 내렸는데 평소 훈련의 결과인가.

▲야간에 중국 어선이 눈치 채지 못하게 단정을 내리고 올리는 연습을 수없이 했기 때문에 도착과 동시에 단정을 내릴 수 있었다. 또 승조원들은 서로 눈빛만 보고도 다음 단계에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 수 있을 정도로 훈련돼 있다.

--3009함에 대한 신뢰가 없었으면 어려웠을 텐데.

▲맞다. 승조원들의 함정에 대한 자부심과 신뢰가 대단하다. 또 모든 기관과 장비를 최고 수준으로 유지하려고 철저히 점검하고 있다.

--승객을 모두 구조한 뒤 느낌이 어떠했나.

▲정말 뿌듯했고 아버지와 아들을 구조한 기분이었다.

--이번 작전에 대해 주변에서 격려와 칭찬이 많은데.

▲여자 경찰관 3명을 포함해 44명의 경찰관과 11명의 전경 등 승조원 모두가 나를 믿고 똘똘 뭉쳤기 때문에 가능했다. 고마울 뿐이다.

hyun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