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자의 발 씻겨주는 ‘백의의 천사’
세계일보 |
공주 치료감호소 이윤경 간호사 15년 선행
환자'를 위한 작은 진심 실천…그들도 결국 마음열고 뉘우쳐
올해엔 각질까지 관리해줘…수용자 '감사 편지'로 알려져
"우와, 이젠 손수 발뒤꿈치 각질까지 벗겨주는 거야. 누군 횡재했네."
"'세상에 이런 일이'에라도 내보내야겠는걸."
충남 공주 국립법무병원(치료감호소) 이윤경(42·여·사진) 간호사는 평소 밥을 거르고 약을 거부하는 환자가 제일 밉다. 병동 대부분이 시멘트 바닥인 데다 수용생활 편의상 슬리퍼가 제공되는 탓에 발뒤꿈치가 갈라져 피가 나도 '나 몰라라'인 환자도 밉기는 마찬가지다. 매번 손·발톱을 깎고 뜨거운 물에 발을 담근 후 연고를 발라주면서 '양말을 꼭 신으라'고 당부해도 듣지 않는 그들이다.
15년째 환자들 발을 씻긴 이 간호사가 이번 겨울부터 손수 환자들의 각질 관리까지 하겠다고 나섰다. 이런 이 간호사에게 환자들은 신기한 듯 저마다 한마디씩 던진다.
이 간호사가 일하는 501병동에는 징역형 선고와 함께 심신미약 등으로 치료감호 처분을 받은 78명이 수용돼 있다. 간호사 5명과 보호사(간호조무사) 8명이 그들을 돌본다.
약물중독이나 성인지 행동치료를 위해 다른 병동에 수감된 환자들처럼 이들 역시 '죗값'을 치르는 범죄자다. 이들은 이 간호사에게 그저 '환자'일 뿐이다. 마음을 다하면 언젠가 그들이 먼저 죄를 후회하고 고백한다는 게 이 간호사의 지론이다.
끔찍한 옛 기억에 잠을 청하지 못하거나 꿈을 잃고 우울해하는 환자를 달래는 게 이 간호사의 일상이다. 누가 알아주길 원해서가 아니다. 그저 '치료감호소의 간호사는 그래야 한다'고 배웠다.
그도 사람인 만큼 환자가 미울 때도 많다. 환자들은 뭔가를 해줘도 끊임없이 요구한다. 환자들이 직원들을 괴롭히려고 무더기 정보공개청구를 하거나 간호사를 고소하는 일도 부지기수다.
이 간호사는 환자 입장을 헤아리면서 그들에 대한 이해와 애정을 함께 키웠다. 이런 진심이 환자들 마음을 열었다. 환자들이 가끔 그를 피곤하게 하지만 이전보다 잘 믿고 따라 좋은 치료효과를 내고 있다. 발가락이 잘려 보행이 힘든 한 환자는 이 간호사가 사준 가벼운 실내화를 재산목록 1호로 여길 정도다.
501병동에서 이뤄지는 일이 외부에 알려진 건 이귀남 법무부 장관 앞으로 배달된 한 통의 편지 덕이다.
'장관님, 저는 징역 3년에 치료감호를 받고 수용 중인 김○○입니다'로 시작된 이 편지에서 한 환자는 "여태 살아오면서 간호사님이 환자들 발까지 씻겨주는 모습은 처음 봤습니다. 환자들 손톱, 발톱, 각질까지 정성껏 닦아주는 이 간호사님을 칭찬해 주세요"라고 부탁했다.
501병동 김상희(54·여) 수간호사는 19일 "이 간호사가 집에서 엄마와 같은 역할을 잘 해서 뿌듯하다"고 칭찬했다. 우수희(56·여) 간호과장도 "야간 병동에 간호사가 한 명뿐이라서 밀린 일을 하기도 벅찰 텐데, 짬을 내서 발 관리까지 해 주는 이 간호사에게 환자들이 감격한 것 같다"고 말했다.
정작 당사자인 이 간호사는 "마땅히 해야 하는 작은 일"이라며 "같은 일을 하는 다른 간호사들도 모두 똑같이 정성껏 환자를 돌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성폭행사범이 전자발찌를 빼면 새벽에도 달려가는 보호관찰관 남동생하고 경찰관 남동생이 나보다 더 힘들 것"이라며 환히 웃었다.
공주=글·사진 정재영 기자
환자'를 위한 작은 진심 실천…그들도 결국 마음열고 뉘우쳐
올해엔 각질까지 관리해줘…수용자 '감사 편지'로 알려져
"우와, 이젠 손수 발뒤꿈치 각질까지 벗겨주는 거야. 누군 횡재했네."
"'세상에 이런 일이'에라도 내보내야겠는걸."
15년째 환자들 발을 씻긴 이 간호사가 이번 겨울부터 손수 환자들의 각질 관리까지 하겠다고 나섰다. 이런 이 간호사에게 환자들은 신기한 듯 저마다 한마디씩 던진다.
이 간호사가 일하는 501병동에는 징역형 선고와 함께 심신미약 등으로 치료감호 처분을 받은 78명이 수용돼 있다. 간호사 5명과 보호사(간호조무사) 8명이 그들을 돌본다.
약물중독이나 성인지 행동치료를 위해 다른 병동에 수감된 환자들처럼 이들 역시 '죗값'을 치르는 범죄자다. 이들은 이 간호사에게 그저 '환자'일 뿐이다. 마음을 다하면 언젠가 그들이 먼저 죄를 후회하고 고백한다는 게 이 간호사의 지론이다.
끔찍한 옛 기억에 잠을 청하지 못하거나 꿈을 잃고 우울해하는 환자를 달래는 게 이 간호사의 일상이다. 누가 알아주길 원해서가 아니다. 그저 '치료감호소의 간호사는 그래야 한다'고 배웠다.
그도 사람인 만큼 환자가 미울 때도 많다. 환자들은 뭔가를 해줘도 끊임없이 요구한다. 환자들이 직원들을 괴롭히려고 무더기 정보공개청구를 하거나 간호사를 고소하는 일도 부지기수다.
이 간호사는 환자 입장을 헤아리면서 그들에 대한 이해와 애정을 함께 키웠다. 이런 진심이 환자들 마음을 열었다. 환자들이 가끔 그를 피곤하게 하지만 이전보다 잘 믿고 따라 좋은 치료효과를 내고 있다. 발가락이 잘려 보행이 힘든 한 환자는 이 간호사가 사준 가벼운 실내화를 재산목록 1호로 여길 정도다.
501병동에서 이뤄지는 일이 외부에 알려진 건 이귀남 법무부 장관 앞으로 배달된 한 통의 편지 덕이다.
'장관님, 저는 징역 3년에 치료감호를 받고 수용 중인 김○○입니다'로 시작된 이 편지에서 한 환자는 "여태 살아오면서 간호사님이 환자들 발까지 씻겨주는 모습은 처음 봤습니다. 환자들 손톱, 발톱, 각질까지 정성껏 닦아주는 이 간호사님을 칭찬해 주세요"라고 부탁했다.
501병동 김상희(54·여) 수간호사는 19일 "이 간호사가 집에서 엄마와 같은 역할을 잘 해서 뿌듯하다"고 칭찬했다. 우수희(56·여) 간호과장도 "야간 병동에 간호사가 한 명뿐이라서 밀린 일을 하기도 벅찰 텐데, 짬을 내서 발 관리까지 해 주는 이 간호사에게 환자들이 감격한 것 같다"고 말했다.
정작 당사자인 이 간호사는 "마땅히 해야 하는 작은 일"이라며 "같은 일을 하는 다른 간호사들도 모두 똑같이 정성껏 환자를 돌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성폭행사범이 전자발찌를 빼면 새벽에도 달려가는 보호관찰관 남동생하고 경찰관 남동생이 나보다 더 힘들 것"이라며 환히 웃었다.
공주=글·사진 정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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