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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해도 나눌순 있잖아요"…사랑 실천하는 노점상 (서울=연합뉴스) 5년째 연말마다 '돼지를 잡아' 아름다운재단에 기부하는 노점상인 김태수 씨. 내년이면 환갑을 맞는 김씨는 경기도와 인천 일대 아파트촌을 돌아다니면서 천막을 치고 와플과 다코야키(일본식 문어빵)를 구워 판다. 그는 2004년부터 아름다운재단과 연을 맺고 연말 기부를 시작했다. 2009년부터는 지금처럼 한 해 동안 꼬박 모은 돼지저금통을 전달했다. 2013.12.31 << 사회부 기사 참조, 아름다운재단 제공 >> photo@yna.co.kr |
매년 돼지저금통 들고 아름다운재단 찾는 김태수씨
(서울=연합뉴스) 설승은 기자 = "세상에는 나눌 수 없을 만큼 가난한 사람은 없다고 생각해요. 아무리 가난해도 나눌 순 있잖아요."
5년째 연말마다 '돼지'를 잡아 아름다운재단에 기부하는 노점상인 김태수(59)씨. 31일 전화기 너머로 들려온 김씨의 목소리는 수줍지만 시원시원했다.
내년이면 환갑을 맞는 김씨는 경기도와 인천 일대 아파트촌을 돌아다니면서 천막을 치고 와플과 타코야끼(일본식 문어빵)를 구워 판다.
그는 노점에 두고 그날그날 개시 금액으로 먹이를 주며 애지중지 키운 돼지 저금통을 12월이 되면 "좋은 데 써달라"며 재단에 가져간다.
사실 김씨는 20년 전만 해도 태양광 설비 대리점을 운영한 어엿한 사장님이었다. 그러나 금융위기 이후 부도와 파산, 이혼이란 시련에 직면해야 했다.
그러다 노점을 시작한 그는 2004년부터 아름다운재단과 연을 맺고 연말 기부를 시작했다. 2009년부터는 지금처럼 한 해 동안 꼬박 모은 돼지저금통을 전달했다.
올해도 김씨는 재단을 찾아 돼지저금통을 갈랐다. 은빛 동전과 1천원권 지폐가 쏟아져나왔다. 1년간 푼푼이 모인 돈이 20만원이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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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해도 나눌순 있잖아요"…사랑 실천하는 노점상 (서울=연합뉴스) 5년째 연말마다 '돼지를 잡아' 아름다운재단에 기부하는 노점상인 김태수 씨. 내년이면 환갑을 맞는 김씨는 경기도와 인천 일대 아파트촌을 돌아다니면서 천막을 치고 와플과 다코야키(일본식 문어빵)를 구워 판다. 그는 2004년부터 아름다운재단과 연을 맺고 연말 기부를 시작했다. 2009년부터는 지금처럼 한 해 동안 꼬박 모은 돼지저금통을 전달했다. 2013.12.31 << 사회부 기사 참조, 아름다운재단 제공 >> photo@yna.co.kr |
김씨는 "매일 첫 판매 금액을 저금통에 넣는데 이걸 본 아이들이 주머니를 뒤져 100원, 200원씩 넣더라"며 "경기가 어렵지만 쌓이는 돈은 매년 늘었다"고 귀띔했다.
김씨가 어린이들에게 1천원 짜리 와플과 3천원 짜리 타코야끼를 팔아 손에 쥐는 돈은 월 100만원이 조금 넘는다. 넉넉지 않은 살림살이다.
"혼자 사는 제겐 한 달에 100만원은 다 쓰지 못할 정도로 과분한 돈이예요. 남는 돈으로 형편껏 남을 도우면서 사는 게 행복 그 자체입니다."
김씨는 일을 쉬는 휴일에도 집을 나서 보육시설과 군부대를 찾아 와플과 타코야끼를 무료로 구워주기도 한다.
그는 "남에게 무엇을 줘보지 않은 사람은 주는 기쁨이 얼마나 큰지 모른다"며 "그 기쁨 때문에 아무리 어려워도 조금이라도 나누려 한다"고 말했다.
그의 소망은 믿기 어려울 만큼 단순하다.
"내년이면 저도 환갑인데 장사를 계속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작은 소망이 있어요. 그래야 좋은 일을 더 많이 할 수 있지 않겠어요?"
se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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