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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훔친 아기엄마에 온정의 손길

法光 2008. 3. 31. 08:54
우유훔친 아기엄마에 온정의 손길

"살기 힘들어 죽을 생각까지 했는데 세상은 아직 따뜻하다는 걸 느꼈습니다."

생활이 어려워 우유와 기저귀 등을 훔쳤다가 경찰에 붙잡힌 엄마에게 온정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30일 서울 관악경찰서와 고모(43.여)씨에 따르면 세살배기 딸에게 줄 우유를 훔치다 붙잡힌 고씨의 안타까운 사연이 보도된 직후 10여명의 시민이 고씨의 예금 계좌에 모두 30만원 가량의 돈을 입금했다.

어떤 이는 고씨의 아픈 무릎에 좋다며 가시오가피나 홍삼 같은 건강식품을 보냈고 아기용 칼슘, 유아용 CD 등을 전달한 사람도 있다.

경찰에도 고씨의 주소와 계좌번호를 묻는 전화가 쇄도하고 있으며 해외 교민도 인터넷으로 소식을 접하고 돕고 싶다는 의사를 전해왔다.

1년 내내 미용실 한 번 가지 못할 정도로 힘들게 살아온 고씨는 딸과 자신을 향한 온정의 손길이 밀려들자 끝내 울음을 터뜨렸다.

그는 "죄인에게 너무 많은 것을 베풀어 줘 고맙고 부끄러울 따름이다"라며 "하루 빨리 건강을 회복해 일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고씨는 병에 시달리는 남편을 시댁에 맡긴 뒤 식당 일을 하면서 혼자 아기를 키워 왔으나 무릎 통증으로 일을 그만둔 뒤 생활이 어려워지자 27일 우유와 기저귀, 과자, 요구르트, 아기용품 등 3만2천원어치 물건을 훔쳤다가 불구속 입건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