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복덕을 지으며 살자.***
도심(盜心)의 가장 근본이 되는 마음은 탐,진,
치 삼독(三毒)의 마음 중 탐욕심이다. 이 탐욕
심은 소유하고자 하고 마음대로 하고자 하는 마
음이다. 욕심으로 내가 가지고자 하는 것, 내가
누리고자 하는 것을 채워 나가는 마음이 탐욕심
이다.
탐욕이 마음을 덮으면 우리의 순수한 마음을 요
동치게 만들고, 밝은 지혜를 흐리게 만들어버린
다. 그리하여 우리의 불성 속에 깃들어 있는 효
순심과 자비심을 외면하게 만드는 것이다.
결국 탐욕심으로 도둑질을 하게되면 끝없는 죄
악의 굴레에 빠져들 뿐 아니라, 우리의 불성
속에 깃들어 있는 효순심과 자비심을 스르로 내
팽개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며, 효순심과 자비
심을 내팽개친다는 것은 곧 '보살이기를 포기한
다'는 선언이 되기도 한다.
그래서 부처님께서는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
보살은 마땅히 불성에 효순하는 마음과 자비심
을 내어 항상 모든 사람을 도와 복이 되고 즐
거움이 되어야 한다. 그런데 도리어 남의 재
물을 훔친다면, 이는 보살의 바라이죄니라.
남에게 복을 주고 즐거움을 주는 것이 아니라
아픔과 고통을 주는 투도! 다생다겁토록 윤회
를 거듭하는 중생들은 알게 모르게 이 투도의
죄를 짓기 마련이며, 그 결과 투도와 관련된 갖
가지 과보를 받으며 살아간다. 때로는 말할 수
없는 가난 속에 살아야 하고, 때로는 거지처럼
한 끼의 식사를 위해 구걸을 해야 하고, 때로는
추위에 떨어야 한다.
그럼 투도죄의 과보는 결코 면할 수 없는 것일
까? 아니다. 현실의 업보를 맞이하는 '나'의
마음가짐을 바꾸고 복덕을 쌓으며 살면 오히려
크나큰 행복을 '나'의 것으로 만들 수 있으며,
이것이 부처님께서 도계를 제정하신 진정한 까
닭이다.
그 방법이 무엇인가? 지난 생의 투도죄에 대한
과보를 녹이고 복된 삶을 이루는 불교적인 방법,
불행한 삶을 행복한 삶으로 바꾸는 방법으로 크
게 두 가지로 제시할 수 있다. 첫째는 현재의 업
을 기꺼이 받는 것이요, 둘째는 베풀고 복덕을
쌓으며 사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팔자를 한탄하며 살
아간다. 그리고 주위를 원망하며 살아간다.
그러나 이렇게 사는 이상은 업이 바뀌지 않는다.
오히려 업의 결박만 더욱 조여들게 할 뿐이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는가?
윤회와 인과를 철저히 믿고 '내가 지은 업은
내 기꺼이 받는다'는 자세로 살아간다면, 틀림
없이 고통을 벗어나 복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지금 이 자리'이다.
'지금 이 자리'에서 우리는 과거에 맺은 업을
푸는 것과 동시에 새로운 업을 만들게 된다.
바로 이 순간 맺힌 업을 풀고 푼 업을 더욱 원
만하게 회향(廻向)할 수도 있고, 반대로 새로운
악업을 맺어 더 나쁜 상태로 만들어버릴 수도
있다.
맺느냐? 푸느냐? 이는 오직 지금 이 자리에서
내가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 있다. 눈앞의 이익
만을 생각하고 모든 것을 상대적인 감정과 자존
심으로 해결하려 하면 매듭만 늘어날 뿐이다.
욕심을 비우고 기꺼이 받으라. 기꺼이 받고자
할 때 모든 것은 풀린다. 매사에 한 생각을 바
르게 가져 맺힌 것을 풀어 나가고, 푼 것을 더욱
좋은 인연으로 가꾸어야 한다.
참된 삶, 복된 삶! 그것은 기꺼이 받고자 하는
마음가짐이 결정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
다. 내 업은 내가 기꺼이 받을 뿐 가까운 사람
에게 폐를 끼치지 않겠다는 자세로 살아가는
마음가짐을 우리는 배워야 한다.
나아가 가난한 이웃을 돕는 선행을 베풀고, 꾸
준히 보시를 하며 살아가라. 내가 비록 거지
팔자를 타고났을지라도 재벌 팔자로 바뀌게 된
다. 어떻게 이것이 가능한가? 보시를 하는 그
마음 자체가 바로 도심(道心)이요, 우리를 잘
살게 만들어 주는 선공덕(善功德)이 되기 때문
이다. 정녕 이러한 복덕의 길이 우리 앞에 놓여
있거늘 어찌 탐욕에 빠져 투도의 죄를 저지르며
살 것인가?
우리 모두 가진 재물로써 능력껏 베풀어 보자.
가진 것을 베풀 때 인색한 마음은 저절로 사라
진다. 탐하는 마음과 더불어 인색한 마음이 사
라지므로 정신은 맑아지고, 재물로써 남을 살렸
으니 마음 가득 환희가 넘치게 된다.
이렇게 될 때 우리 앞에 그릇되게 뚫려 있던
탐욕의 길, 투쟁의 길, 삿된 길들은 저절로 사
라지게 되고, 지옥 아귀 등의 추한 세계도 자
취를 감추게 되는 것이다.
불자들이여, 부디 명심할지어다. 훔치지 말라는
것을 계율로 제정한 까닭이 현실의 업을 기꺼이
받아들이고 능력껏 잘 베풀어, 복덕을 이루는
데 있고, 행복한 삶을 이루는 데 있다는 것을.
"투도하지 아니하고 복덕을 이루리다."
가끔씩 마음속으로 염하며 살기를 축원하나니.
보살계법문/일타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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