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청지우
음력 7월을 앞두고 보살님들이 와서 불전에 불기들을 깨끗하게 닦았습니다
보살님들은 한번 길을 낸 후에 내가 청하지 않아도 일년에 여러차례 절에 큰 행사가 있기 전에 먼저 연락을 주시고
많으면 십여분이 넘게 동참 해 주셔서 부처님 도량의 법기들을 반짝이게 하는 묘수 보살들이십니다
그런 보살님들을 일러 우리 불교에서는 "불청지우"라 하여 도움을 청하기 전에 미리 알아서 도와 주는 이를 가리키는 말로 씁니다
풀어서 말하면 "청하지 않은 벗"이라 할까요
보살님들이 한번 다녀 가고 나면 한동안은 예경을 모시면서 앞을 보면 반짝 반짝 닦인 촛대며 향로 다기 표면에 예경하는 나의 모습이 천개 만개의 화신으로 나투어
내가 절하면 저들도 절하고 내가 경을 읽으면 저들도 따라 읽으며 마치 천강에 달 그림자 비치듯 하나의 법계가 완연히 드러 납니다
사실 닦이고 맑아져서 거울 같은 역할로 비침을 생각하니 그렇지
이 나를 둘러 싸고 있는 무수히 많은 지수화풍 사대의 분자 구조들마다 나의 모습 하나 하나가 있는 그대로 여실히 비쳐나고 있음을 우리는 잊고 살기가 쉽습니다
또 바깥으로 향한 눈을 돌이켜 안으로 보면 내 몸을 구성하고 있는 무수억개의 세포 하나 하나가 내가 한번 절할 때마다 같이 절을 하고 있으니
결국 내가 절을 하면 상대는 천이요 만이 되어 방위로는 시방이요 안과 밖에서 나에게 절을 하는 형국이 되니
어느 노선사 스님이 "불 주고 불 받는거여" 하시던 말씀이 그것이요
(견성 즉 성품을 본다 하시는데 보이는 성품과 보는 성품은 어떠합니까 하고 물으니)
법화경에서 말하시듯 일념 삼천이라는 개념이 마음의 차원 뿐만이 아닌 것을 여실지견으로 알수 있습니다
내가 세상에 절을 하면 세상이 나를 향해 절하듯
내가 세상을 향해 사랑해 하면 온 세상이 나를 둘러 싸고 사랑해 사랑해 소리로 무한히 진동하고 있음을 생각해
세상을 향한 긍정의 마음 긍정의 말 긍정의 행동을 자꾸 실천하여 이 세상을 만들고 바꾸어 가는 힘의 중심에 바로 우리 자신이 있음을 아는 사람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이 세상이 아무리 넓어도 그 넓은 세상의 중심은 바로 나요 하늘과 바다가 높고 넓어도 그 모든 것의 시작과 기준은 바로 나의 눈높이에서 시작 되는 것으로
바로 내가 있고 나서 세상이 존재 하는 것이니 내가 바르면 세상이 바르고 내가 바르면 세상 사람이 발라질 것입니다
예나 지금이나 아직 미하고 어리석어 스스로를 바로 보지 못하는 철이 덜 든 사람이 많으니 부처님은 고구 정령히 사십구년을 설법하시고 오늘의 눈 밝은 스승들도 그렇고 그러하게 사시는가 봅니다
곧 일체가 내 마음의 나툼이요 투영이라는 것이 화엄경에 게송으로 나오니
약인욕료지 삼세일체불 응관법계성 일체유심조
라는 가르침입니다
불기를 닦고 가는 날마다 나는 한번씩 청하지 않은 수고를 하시어 무량한 공덕을 지으시는 분들을 닮아
나는 그 누구를 위해 어느 곳으로 향하여 가서 청하지 않은 벗이 되어 도움을 줄까 마음으로 생각해 봅니다
_해월스님_ _()()()_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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