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소년의 목숨을 위해 시속 300km로 달리고 싶다
전남 서해안 지방에는 그동안 많은 눈이 내렸고 오늘도 하늘은 눈이 내릴 기세였고 날씨도 제법 추웠다
상황실로 부터 전화가 왔다
" 아이가 버스에 치었다"
동료와 나는 순찰차를 타고 신속히 현장으로 이동하면서 불길한 마음에 사로잡혀 서로 침묵 하였다.
10년이상 근무하면서 이런 경우에는 참혹한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바퀴가 큰 차량들...
여러 갈래 굽은 길을 돌아 마지막 커브길에 인가가 옃채 있고 버스가 세워져 있고
노견에 사람이 쓰러져있는것이 보여 순찰차를 세우고 뛰어가 보니
아이의 할아버지가 노견(길가)에 사고당한 어린 아이를 이불로 덮어 씌우고 있어 상태를 확인해 보았다
입을 통해 출혈이 상당하고 의식은 이미 없었다. 버스에 치여 10여미터 가량 날아가 길가에 추락한 것이다
시골이라 119 구급차량이 도착하기는 시간이 지체 되고 머리를 다친것이 확실하게 판단됨으로
사고당한 아이의 아버지와, 할아버지, 나까지 3명이서 아이를 들어 순찰차 뒷자석으로 옮겨 눕히는데
아이의 키가 커서 인지 차량 뒷좌석이 좁아서인지 발에 걸려 뒷문을 닫을수 없어 잠시 시간을 낭비했다.
의식이없이 입으로 피를 흘리는 아이와 보호자를 싣고 읍내 종합병원으로 까지 18키로 가량 후송하면서
핸들을 잡은 손이 얼마나 떨리고 긴장 되던지 정신이 없었으며 비켜주지 않는 앞 차량을 닥치는데로
추월하였다.
병원에 도착하여 의사와 간호사들이 칸막이를 하고 하고 응급처치를 하는 동안에 차마 볼 수 없었으나
순찰차에 동승했던 안경쓰고 초라한 아이의 아버지는 피가흥건히 묻은 낡은 잠바를 입고 벌벌 떨고 있었다.
의식이 없이 죽어가며 옷이 벗겨지고 호흡기가 씌워진 소년은 초등학고 5학년에 올라간다고 한다.
내 아이도 초등학교 5학년이다 . 내 아들놈의 얼굴이 그 소년의 얼굴과 겹쳐지며 눈물이 나서
응급실 밖에서 담배를 오래 피웠다.
소년은 정류장 건너편에 있는 집에 빨리 가고 싶었던지 도로를 무단횡단 하였고 반대편에서 오던 버스가 충격하였던 것이고. 머리를 충격하여 뇌골절등,
병원에서 알몸으로 침대에 누워져 산소호흡기를 쓰고 대학병원으로 후송하는 소년을 지켜보고
돌아오는길에 또 눈물이 납니다. 불행한 사람들에게 좋지 않은 일이 왜 자주 일어나는지요
그 소년은 지체장애인 아빠. 오래전에 이혼하고 어디론가 가버린 엄마. 성실하고 착한 아이라 방학이지만 아침일찍 버스를 타고 보충수업 갔다가 돌아오는 길이라고 합니다.
엄마없이 그동안 받았을 마음의 상처도 컸을텐데 우리 아이가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요....
그 소년은 대학병원을 옮겼지만 가망은 없다고 합니다.
소년을 순찰차 뒷좌석으로 옮기며 애먹을때, 주변에 구경만 하고 지나가던 사람들이 원망스럽습니다.....
아이를 병원으로 후송할때 사이렌을 울리고, 경광등, 쌍라이트, 경적을 아무리 애타게 울려도 비켜주지 않던 운전자들이 원망스럽니다.....
사람이 죽어가도 119구급차가 20분이상 걸려야 온다는 이 시골이 지겹습니다....
커브길에서 좀더 조심했어야할 그 버스 운전기사님이 원망스럽습니다
- 전남 서해안 시골 어느 말단 경찰관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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